사실 먼저 읽은 책은 '메모독서법'이었다.
독서한 내용을 잘 기억하고 싶고, 잘 정리하고 싶어 독서법에 관한 책을 읽다가, 드디어 내가 원하는 방법을 찾았다며 꽂힌 책이 메모독서법이었고, 이 책 덕분에 성장판에도 들어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책보다 먼저 나온 책이자, 일종의 총론(?)같은 느낌의 책인 메모 습관의 힘을 이제야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메모의 방법도 많이 배우고, 메모의 의미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깊고 유용하단 사실도 깨달았다. 사실 나도 언제나 메모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그건 스케줄 정리를 잘하고, 할일을 잘 기억하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의 메모는 그런 단순한 의미를 넘어, 창의성을 발현시키는 기능을 하고 나아가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기능까지 있는 것이었다. 생각지 못한 부분이라 굉장히 흥미로웠고, 근데 따라 읽으며 생각해보니 모두 맞는 말이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며, 정말 메모를 꾸준히 잘 해봐야겠단 생각이 많이 들었다.
메모 습관의 힘의 창의성 부분을 읽으며 많이 떠오른 책은 우연히 호기심에 구입해서 읽었던 아주 얇은 책인 제임스 웹 영의 '60분만에 읽었지만 평생 당신 곁을 떠나지 않을 아이디어 생산법'이라는 책이었다.
(정말 재밌게 읽었던 열두발자국이란 책을 쓴 정재승 박사님의 추천사 덕분에 읽게 된 책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도 창의성이란 기존의 서로 다른 생각을 조합해서 만드는 것이라 하며 이런 아이디어를 생산해낼 수 있는 방법을 5단계로 나눠서 설명하는데, '메모 습관의 힘'의 메모는, 이런 아이디어 생산법에서도 굉장히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초반에 정말 재밌었던 내용이, 생각의 재료를 늘리고, 그 생각을 부딪히게 하는것, 이것이 창의성을 발현하기 위한 메모의 진정한 기능이란 내용이었다.
과거의 생각을 메모해두지 않으면, 어느새 머릿속에서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리니..
이러한 생각을 잡아두려면 메모가 꼭 필요한 것이다. 그렇게 잡아둔 과거의 생각과 현재 번득이는 현재의 생각, 이 둘을 부딪히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메모인 것.
그렇게 읽기 시작한 '메모 습관의 힘'은 나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준 거 같다.
막연하게 메모를 생각해야지 했던 걸 넘어, 메모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정립해주고 메모의 구체적인 방법까지 알려주니..
여기에 '메모 습관의 힘'은 이전에 내가 가졌던 세가지 고민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실마리라 표현한 것은, 그걸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결국 내가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 세가지 고민을 얘기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번째 고민은, 메모독서시 내가 밑줄쳤던 부분을 노트에 옮기다보면, 그 문장이 중요한지 여부를 따지는 것과 그 문장을 소화하는데 급급하여 그 구절에 대한 생각을 적지 못하고 문장만 계속 적게 되는 점이었다.
문장을 읽으면 어떤 생각이 바로 떠오르지는 않는 것이었다. 아마도 아직은 책의 내용을 소화하는것도 벅찬 수준인건지..
어떻게 해야 생각을 적을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이 책의 '관찰이 기억을 만들고, 기록은 관찰을 부른다'는 부분을 읽으면서, 책을 읽을때도 그렇게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어쩌면 나는 일상을 그냥 지나치듯이 책을 그렇게 지나치며 읽은 것은 아닐까.. 책을 요약하거나 핵심 구절을 찾아내는건 잘 한다 생각하지만, 그 책의 내용을 '관찰'하지는 못했던거 같다. 내가 책을 읽을 때, 일상을 관찰하는 것처럼 그 책을 '관찰'하며 읽는다면, 생각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그렇게 실마리를 얻은 것이다.
그 역시 더 실천해봐야 알 수 있는 거겠지만..
두번째 고민은, 블로그를 개설한다면, 어떤 내용을 올려야 할까? 하는 고민이었다.
이건 저번의 주제독서모임에서부터 좀 고민하던 문제인데.. 글을 쓰거나 컨텐츠를 제작하는 데에는 관심은 많지만, 아직은 일종의 우선 방법만 알아놓고 보자 같은 느낌이고, 정작 블로그를 개설한다거나 하면 뭘 써야될지 감이 잡히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p.242의 "저한테는 블로그에 쓸 만한 이야기가 없는데요, 특별한 관심사가 없어요" 구절을 읽을 때 "이거 나인줄.."이렇게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조금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라 부끄럽기도 했던 거다. 뭘 쓸 목적도 없으면서, 컨텐츠를 만드는 거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 말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그냥 일상적인 경험이나 사소한 리뷰 하나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거라는 내용을 보고는, 우선 큰 목적이 없더라도 그렇게 시작을 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아이디어도 하나 얻었다. 아이의 사진을 찍어 4컷 만화를 만든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나는 아이는 없지만 고양이를 세마리 키우고 있는 것이다. 고양이 친구들은 엉뚱한 행동을 많이해서 참 재밌는 말썽을 많이 피우기도 하는데, 그런걸 사진으로 찍거나 동영상 찍어놓은 걸 캡처해서 4컷만화로 만들어도 재밌겠단 생각이 들었다.
(집사의 독서를 온몸으로 방해하는 냥이...;;;)
세번째 고민은, 독서모임과는 조금 다른 얘기인데, 나는 특이하게 롤모델이 연예인이다. (정치인인적도 있었지만 정치인 따위는 손절하기로 했다ㅋ)
바로 '유노윤호'라는 가수인데, 그의 열정적이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배우고 싶은 것이다.
특히 유노윤호가 한 말 중에 '오늘 하루를 특별하게 살면 인생이 특별해진다'라는 얘기를 특히 좋아해서 그걸 되게 실천하고 싶었다.
매일 아침, "오늘 하루 특별하게 만들어야지"라고 말하며 일어난다는 유노윤호.
아침마다 이걸 따라하는건 나름 효과가 있다.
그런데, 막연히 그를 따라 아침에 일어나며 '오늘 하루 특별하게 만들어야지'라고 주문을 외우는 거 말고는 방법을 잘몰라 또다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내용 중 '기록은 기억을 가치롭게 한다' 챕터를 읽다보니, '아, 메모야말로 유노윤호의 말처럼 하루하루를 특별하게 만드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던 것이다.
이게 바로 이 메모습관의 힘인.. 지켜보는 자에게 계속 메세지를 전달하다가 그 해결책이 책에서 본 내용과 연결되버린.. 그런 현상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메모의 방법과 함께, 나의 고민 해결의 실마리까지 마련해준 '메모 습관의 힘'!
이 역시, 내가 두고두고 한번씩 다시 보게 될 인생책 중 하나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하나 더.. 글 쓸때 정말 유용하게 쓰일거 같은 게 마인드 맵이었는데.. 이걸 좀더 활용하는 요령을 배우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